31. 아무리 바쁘더라도 오늘은 운동을 좀 해야겠습니다. 이게 사람인지 똥 담고 다니는 고기 재질 락앤락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32. 운동하려고 노쇠한 아이팟을 충전하는 동안 운동의 의지가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저는 똥 담고 다니는 용도의 고기 재질 락앤락입니다. 나가서 커피나 사와야지.

33. 매일 매일이 산왕전 치루고 다음 날의 북산 같습니다. 거짓말처럼 체력이 없다.

34. 내일부턴 밀가루도 끊고 야식도 끊고 최대한 제시간에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여러모로 상태가 쓰레기 같네요. 흐흐. 방금 별 생각없이 화장실 거울을 봤다가 감염된 테란과 자바더헛의 퓨전 같은 거랑 눈 마주쳐서 놀란 마음에 그런 게 맞습니다.

35. 저런 평화로운 협회라면 설립해보고 싶습니다. 양념치킨협회 같은 거 만들어서 이미 앙념치킨은 양념이 된 치킨이 아니고 특정 소스를 바른 치킨을 지칭하는 메뉴다 아니다 토론하고 양념치킨 표준 레시피 같은 거 정립하면서 놀고 싶어요.

36. 콩국수협회 만들어서 콩국수에는 설탕이다 소금이다 나뉘어서 전쟁같은 토론이 하고 싶은 일요일 아침입니다.

37. 탕수육협회 회장 자리까지 올라간 후, 부먹이다 찍먹이다 볶먹이다 열띤 토론 중에 나는 사실 소스 안 먹고 소금이나 간장 찍어 먹는다 선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싶은 저녁입니다.

38. 씻고 갈아입을 옷을 깜빡해서 하는 수 없이 아까 입었던 옷을 걸쳤는데 옷에서 양념돼지갈비 냄새가 납니다. 최근 고기는 구경도 못 했는데 이게 뭔질 모르겠어요. 저도 몰랐던 제 체취는 돼지갈비 냄새인 모양입니다. 나한테서 돼지 냄새난다. 야호!

39. 보통 씻기 전 따뜻한 물 나오기까지의 쿨타임 때문에 샤워기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 편인데, 오늘은 물 틀어놓고 똥 싸는 도중에 펑 소리와 함께 샤워기 대가리가 날아가고 화장실에 승천하는 워터드래곤이 소환됐습니다.

40. 물이 쏟아지는 동안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는 침착하게 똥을 마무리하는 것뿐이었어요. 장마 속에서 서럽게 우는 영화주인공처럼 처량하게 젖은 채 똥을 쌌습니다.

41. 우리는 여기서 샤워기 물 틀어놓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딴짓을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샤워기 대가리는 튼튼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42. 된장찌개에 들어있는 미더덕은 개새끼입니다. 한번은 고기인 줄 알고 씹었지만 두 번은 씹지 않습니다. 미더덕은 출발새끼입니다.

43. 미더덕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글이 아닙니다. 미더덕 이 출발새끼의 존나 고기같은 모양새를 욕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새끼는 된장찌개의 고기처럼 생기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좀 더 해산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개새끼야.

44. 제가 똥 싸는 도중에 샤워기 대가리가 터졌을 때도 침착했는데 미더덕은 용서가 안 됩니다. 고기인 줄 알았는데 배신자! 배신자!!

45. 남은 된장찌개를 데워먹었습니다. 이번엔 속지 않았어요. 하하 죽어라 미더덕. 아, 이미 죽어서 찌개에 들어간 거구나 영생해라 미더덕. 미더덕이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서 영원히 마주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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